SNS에 남은 사진과 글, 삭제해야 할까 보존해야 할까?

1. SNS 데이터의 의미와 디지털 유산의 가치를 다시 보다

오늘날 SNS는 단순한 소통의 창구를 넘어 한 사람의 삶과 생각, 감정이 기록되는 디지털 일기장과 같다. 페이스북의 게시물, 인스타그램의 사진, 트위터(X)의 짧은 글귀까지, 그 모든 것은 하나하나 고인의 인생을 구성하는 디지털 유산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과거에는 앨범이나 일기장이 유품으로 남았지만, 이제는 온라인상의 흔적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SNS에 남은 사진과 글을 삭제해야 할지, 보존해야 할지에 대한 논쟁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윤리적, 정서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SNS 데이터는 유족에게는 위로이자 기억의 통로가 되기도 하지만, 잘못 남겨진 게시물은 상처를 되살리거나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위험도 존재한다. SNS에 남은 디지털 자취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 그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삭제 여부를 고민하는 첫 걸음이 된다.

 

 

2. SNS 계정 데이터 삭제의 필요성과 개인정보 보호

SNS 계정에 남은 글과 사진을 삭제하는 결정은 보통 개인정보 보호, 사생활 침해 방지, 잘못된 정보 확산 차단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사망자의 SNS 계정은 때때로 해킹의 표적이 되며, 사진이나 글이 무단으로 복제되어 다른 용도로 쓰이는 사례도 있다. 특히 일부 게시물은 고인의 의도와는 달리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가족에게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같은 플랫폼들은 계정 삭제 요청, 추모 계정 전환, 특정 게시물 삭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계정을 삭제하거나 데이터를 지우는 것은 유족의 정신적 고통을 덜고, 고인의 사생활을 끝까지 보호하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그러나 삭제를 결정하기 전, 가족 간, 혹은 법적 대리인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결정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3. SNS 데이터 보존의 가치와 기억의 유산화

반면, SNS에 남은 글과 사진을 보존하자고 주장하는 의견도 강력하다. 고인의 SNS 계정은 그 사람의 삶과 철학, 추억이 담긴 소중한 자취다. 가족이나 친구들은 남겨진 게시물을 통해 고인을 기억하고,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슬픔을 치유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유족들은 페이스북 추모 계정 전환, 인스타그램 ‘메모리얼’ 계정 유지 기능을 활용해 계정을 보존한다. 이러한 계정은 유족과 지인이 고인을 기리는 공간으로 변모하며, 디지털 기억의 공간으로 가치가 새롭게 창출된다. 또 SNS 데이터는 단순한 개인적 의미를 넘어, 후대에게는 하나의 역사적 기록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예술가, 활동가,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이들의 SNS는 그 사람의 정신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디지털 기록물로 남을 수 있다. 보존은 단순한 데이터 저장이 아니라, 기억을 잇는 가교가 되는 셈이다.

 

 

4. 삭제와 보존의 기준, 현명한 결정을 위한 체크리스트

SNS에 남은 글과 사진을 삭제할지 보존할지 결정하는 것은 단순히 감정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법적, 윤리적, 기술적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첫째, 고인이 생전에 계정 처리에 대한 의사를 남겼는지를 확인하자. 페이스북의 ‘사후 관리 지정인’, 구글의 ‘비활성 계정 관리자’처럼 고인이 정한 방침이 있다면 이를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다. 둘째, 유족과 상속인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삭제는 되돌릴 수 없으므로, 가족 간 합의가 필요하다. 셋째, 플랫폼 별 정책을 이해하고 그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 각 SNS 플랫폼은 삭제, 보존, 추모 계정 전환에 대해 각기 다른 규정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철저히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보존을 선택한다면 주기적인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 해킹 방지, 댓글 관리, 부적절 콘텐츠 차단 같은 후속 조치를 통해 고인의 SNS 계정이 긍정적 디지털 유산으로 남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