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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산

왜 지금 디지털 유산을 준비해야 할까?

by onething-1st 2025. 6. 26.

1. 디지털 생태계의 확장: 온라인 자산은 이미 현실 자산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자산은 오프라인에 존재했다. 부동산, 통장, 현금, 보험 등 손에 잡히는 형태였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수많은 계정에 접속하고, 클라우드에 추억을 저장하며, 온라인 상점이나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디지털 자산은 더 이상 부가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중요한 재산의 일부다.

SNS 계정에 남은 가족사진, 유튜브 채널의 광고 수익, 암호화폐 지갑, 온라인 창작물, 전자책, 블로그, 클라우드에 저장된 계약서와 아이디어 스케치까지—이 모든 것은 누군가에게는 수익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기억이 된다. 하지만 이 자산들은 생전에 관리하지 않으면 **사망 이후 접근 불가한 ‘유실된 자산’**이 되어버린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러한 디지털 자산의 존재 자체를 ‘유산’으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준비하지 않는 순간, 모든 것은 플랫폼의 서버 속으로 사라진다.

 

왜 지금 디지털 유산을 준비해야 할까?

2. 플랫폼의 사후 정책은 제각각: 준비 없는 방치는 유실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 “가족이라면 사망한 계정에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대부분의 글로벌 플랫폼—예를 들어 구글, 애플,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은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원칙에 따라 유족이라도 사망자의 명확한 동의나 사전 설정이 없으면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구글은 ‘비활성 계정 관리자(Inactive Account Manager)’라는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생전에 계정의 사후처리 방식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이를 설정하지 않았다면 유족은 법적 절차를 밟아도 접근이 제한된다. 애플은 사망자의 Apple ID에 접근하려면 ‘디지털 유산 연락처’를 사전에 지정해야 하며, 지정하지 않았다면 계정 접근은 거의 불가능하다.
국내 플랫폼 역시 대부분 명확한 유언이나 증명서 없이는 계정 접근을 허용하지 않으며, 일부는 사망 시 계정을 자동으로 삭제해버리기도 한다.

이처럼 플랫폼마다 사후 처리 방식이 다르며, 공통된 표준이 없다는 점은 디지털 유산 관리의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요소다. 준비하지 않으면 당신의 자산은 영구히 사라질 수 있다.

 

왜 지금 디지털 유산을 준비해야 할까?

3. 사망 이후에도 지속되는 디지털 흔적: 정리되지 않은 계정의 위험

디지털 공간은 물리적 공간과 달리 시간이 멈추지 않는다. 사람이 사망해도 그 계정은 그대로 인터넷 상에 존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사망자의 SNS 계정에 광고 댓글이 달리거나, 생전 모습이 자동으로 타임라인에 표시되는 일이 실제로 자주 발생한다. 이는 유족에게 정서적 고통을 줄 뿐 아니라, 사망자의 명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해커나 피싱범이 사망자의 계정을 노려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계정은 보안 업데이트가 되지 않으며, 해킹에 매우 취약하다. 실제로 여러 금융 사기나 피싱 메일의 출처가 사망자의 이메일 계정인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사적인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유족이나 지인의 명예와 금전적 손실로도 연결될 수 있는 중대한 리스크다.

결국, 정리되지 않은 디지털 계정은 ‘방치된 자산’일 뿐 아니라 ‘위험한 유산’이 될 수 있다. 이는 곧 우리가 디지털 유산을 생전에 반드시 정리해야 하는 강력한 이유 중 하나다.

 

 

4. 지금 시작해야 하는 디지털 유산 설계: 안전한 기록과 전달의 방법

지금부터라도 디지털 유산을 준비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우선 해야 할 일은 보유하고 있는 모든 디지털 자산을 목록화하는 것이다. 어떤 플랫폼을 사용하는지, 어떤 서비스에 정기결제가 걸려 있는지, 어떤 암호화폐 지갑을 보유하고 있는지, 어떤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는지 하나씩 정리해보자.

그다음은 이 정보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누구에게 전달할 것인지 계획해야 한다. 중요한 로그인 정보는 2중 보안 시스템을 갖춘 비밀번호 관리 도구에 저장하고, 디지털 유언장을 작성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특히 암호화폐의 경우는 복구 시드 문구나 개인 키 없이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전에 안전하게 복사해 두고, 이 문서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에 대한 보관 전략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구글의 비활성 계정 관리자, 애플의 디지털 유산 기능, 페이스북의 추모 계정 설정 기능을 활용해 ‘사후 자동 처리’가 되도록 미리 설정하는 것이 좋다. 이 모든 과정은 단순히 자산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혼란 없이 고인을 기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배려다. 죽음 이후에도 삶의 흔적이 존중받기를 바란다면, 지금이 바로 준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