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언장이 필요한 5가지 이유

1. 온라인 자산의 상속 가능성 확보: 실제 자산으로서의 디지털 재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보유한 디지털 자산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닌 경제적 가치를 가진 실질적인 재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예를 들어 유튜브 채널의 수익, 블로그의 광고 수익, 웹사이트 도메인, 암호화폐, NFT 등은 모두 현금화 가능한 자산이며, 그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자산은 전통적인 부동산이나 예금과 달리 명확한 상속 규정이 없기 때문에, **사망 이후에는 접근조차 어려운 ‘디지털 고립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디지털 유언장이다. 디지털 유언장을 통해 특정 자산을 누구에게 상속할 것인지, 어떻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명시해 놓는다면, 법적 분쟁을 예방하고 자산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디지털 자산도 실물 자산처럼 ‘증여’나 ‘양도’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생전에 법률적인 문서를 갖춰놓는 것이 이제는 필수에 가까워지고 있다.

 

 

2. 개인 정보 보호와 삭제 지침: 사후 프라이버시 설계의 핵심

우리는 SNS, 이메일, 메시지, 클라우드 등 다양한 플랫폼에 수천 개의 게시물, 대화, 파일을 남기며 살아간다. 이 모든 정보는 우리가 사망한 이후에도 그대로 온라인에 남아 있을 수 있다. 특히 감정적인 메시지, 사적인 사진, 혹은 업무상 민감한 정보들은 유족이나 타인에게 노출되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프라이버시 이슈를 유발할 수 있다.

디지털 유언장은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예를 들어 "사망 시 내 페이스북 계정은 영구 삭제할 것", "지메일에 있는 모든 메일은 특정인 외 열람 금지", "iCloud에 저장된 사진 중 특정 폴더는 삭제" 등 구체적인 삭제 지침과 접근 범위를 명시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유언이 아닌, 디지털 생애에 대한 자율적 종료 설계이자, 고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현대적 윤리 기준이다.

 

 

3. 유족의 혼란 최소화: 접근권한 부재로 인한 갈등 예방

사망 이후 디지털 자산을 둘러싼 문제는 생각보다 빈번히 발생한다. 주요 플랫폼들은 계정 주인의 사망을 확인해도, 별도의 지정이 없는 한 유족에게 접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 이는 고인의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측면에선 타당하지만, 현실에서는 가족 간의 갈등이나 정보 접근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망자의 휴대폰 비밀번호를 몰라 사진이나 연락처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일이 흔히 발생한다.

디지털 유언장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명확한 가이드를 제공해 준다. ‘누가 어떤 계정에 접근할 수 있는가’, ‘어떤 자산을 누구에게 넘길 것인가’ 등 사전 합의와 지시가 문서화되어 있으면, 유족들 간의 혼란과 감정적 충돌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 등의 주요 플랫폼은 사망자의 사전 지시에 따라 계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설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유언장과 함께 플랫폼 설정까지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4. 법적 인정과 제도화 가능성 대비: 미래의 상속 시스템 준비

현재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유산에 대한 법적 기준은 아직 초기 단계다. 일부 국가에서는 디지털 자산도 물리적 자산과 동일하게 상속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지만, 대부분은 명확한 법령이 존재하지 않거나 플랫폼의 약관에만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디지털 유언장이 반드시 법적 효력을 갖는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그러나 향후 법제화가 본격화되었을 때, 유언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은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디지털 유언장은 단순한 사적 문서로 그치지 않는다. 변호사나 공증인을 통해 공증된 문서로 작성할 경우 법적 분쟁 시 강력한 증거 자료가 될 수 있으며, 향후 법률이 개정되거나 제도화가 되었을 때 즉시 적용 가능한 기반 자료가 된다. 이는 디지털 상속 체계가 자리 잡는 미래에 대비하는 일종의 선제적 조치이며, 고인의 디지털 자산이 무분별하게 사라지거나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다.